Give me Jesus
올해도 사순절이 지나고,
부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온 지 1년하고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고,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사이 저는 드디어 취직이라는 것을 했고,
조금이지만 돈을 다시 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다니고 있는 로뎀나무그늘교회에서
지난 사순절 기간 중 한 주간에 설교를 했고, 전에 올린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회에서 기독교 기초과정을 인도하며 사람들과 함께 기독교의 교리와 내용을 나누고 있습니다.
일은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에서 하고 있습니다.
반상근이라 주 3일 출근이고, 그래서 월급도
딱 그 정도를 받고 있는데, 어쨌든 뭐라도 일하게 되니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을 안심시킬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돈을 벌기 시작하니,
정말 한국으로, 이제 현실 세계로, 다시 땅에
발을 딛고 살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이 동동 떠 있던 시절, 미국에서 지내며 한국이든 미국에서든 한국인이며 퀴어인 그대로 목사로
살고 있다 생각했던 그 마음들이 사그라들지 않아서, 그래서 여전히 아무것도 모를,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을…글의 서두에 던졌습니다.
퀴어인 그대로,
목사인 것, 한국에서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한가? 그러니까 퀴어인 것을 굳이 감추거나 숨기지 않고,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함께하는, 그 목사의 일을
하는 것 말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인지, 그런 시간이 이 삶을 사는
동안 가능하게 될 것인가? 매 순간 되뇌입니다.
얼마 전 했던 설교에서도 잠깐 언급했었는데,
울릉도에서 아~ 계속 목사로 살아야겠다! 결정했을
때, 그 때 그러지 말 것을…하고 숫하게 생각하곤 하지만,
그 결정과 그 순간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그 결정과 순간에
합당한 삶을 살고 있지 못할 뿐이고, 제 능력이 거기 미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죠.
설교를 준비하는 내내,
그리고 이번 사순절을 보내면서, 설교에서 언급했던 Because
He Lives와 함께 지금까지 계속 듣고 있는 찬양이 있습니다.
한국어로 ‘예수만 원해요’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는 ‘Give me Jesus’라는 노래입니다. 찬양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1. I don't want anything but You
You're more than
every dream come true
All of the
things I thought I wanted don't come close to knowing You
Now that I'm
Yours and You are mine
Our love is the
secret that I find
I'll spend
forever in the pleasure I've found looking in Your eyes
Reprise: Give me Jesus Give me Jesus
You can have all
this world You can have all this world
2.
More than silver, more than gold
You are the
treasure that I hold
Now that I've
tasted of Your goodness, nothing else will satisfy
Bridge: I don't want anyone else I don't need
anything else
You are my one thing You are my one thing
이 노래의 후렴을 직역하면,
‘(누구든) 당신이 세상을 다 가져도 좋지만(상관없지만), 나에게는 예수를 주세요’라고 노래합니다.
브릿지에서는 ‘나는 다른 어떤 것도 원하지 않고, 다른 어떤 것도 필요 없는데, 주님만 내 유일한 한 가지(One Thing)’라고 고백하고요.
글을 쓰는 지금까지 내내 이 한 찬양을 듣고,
되뇌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계속 한국에 있게 될 것이고, 지금처럼 돈을 버는 것, 먹고살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젊어서 벌었던 돈을 미국에서 다 허투루 사용하고 탕진해 버렸기 때문에, 노후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애써 만들었던 몸도 다시 살이 차올라 문자 그대로 배 나온 중년 아저씨가 되어 버렸기에,
돈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어 연애나 뭘 할 수 있게 될지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라는
것을 과연 경험하게 될 날이 있을지, 진심으로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퀴어인 그대로 목사인 삶을 살고, 그런 목사로 일할 수 있게 될지,
한국에서, 제 삶에서 그런 날이 있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로뎀에서 설교를 하며 요한복음 11장 본문을 전하게 되었을 때도, 참 쉽지 않았고,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예수가 나사로는
부활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에서, 한국교회에서 퀴어가 목사로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따져보면, 그냥 그분이 구름 타고 다시 오시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사로가 경험했던 예수의 영광을 나는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저는 아주 의도적으로,
이번 설교에서 나사로의 부활 사건에 대한 언급을 생략하고 배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설교를 통해 회중과 저 자신을 향해 질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에게 예수는 어떤 분이신가?’
마르다가 예수를 향해 ‘주님은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내가 믿습니다’라고 고백했을 때, 그 고백은 나사로가
살아나기 전이 아니라, 그가 죽은지 이미 4일이나 지나 무덤에서 시체가
썩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르다는 모든 것이 다 끝나버린 그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예고도 해주지 않았던 예수를 향해, 그가 여전히 자신에게는 ‘그리스도(구원자)’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로뎀나무그늘교회에서 기독교 기초과정을 인도하고 그것을 위해 준비하면서
저 또한 성서와 교회 공동체, 신학자들이 전하고 말하고 있는 예수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공부하고, 다시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설교의 방향과 초점이 앞서 언급한 이 한 질문에 맞춰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에게 예수는 어떤 분이신가?’
저는, 저의 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모든 삶의 시간과
그 경험을 토대로 저에게 예수는, 제 삶의 전부일 수 있는 존재이며, 제가 사랑하고, ‘원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예수가 좋고, 그래서 저는 예수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마 그래서,
이번 생은 이렇게 망…했고, 망하는 중이며,
망할 것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트위터에서 제 타임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가장 큰 주제는,
기독교가 사회와 지금 이 시대에, 특별히 퀴어들에게 얼마나 큰 해악이며,
끔찍한 종교인지에 대한 분노와 성토였습니다. 그 말들이 하나같이 다 맞는 말들이고,
반박할 수 없으며, 반박해서는 안 될 말들이기에, 그저 슬프고 아픕니다. 기독교가 아닌 ‘한국교회’로 특정해 본다면, 저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와 짜증스러운 마음들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에,
여전히, ‘퀴어’ 그대로 ‘목사’이고 싶다는 바람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인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목사를 못하게 되더라도, 그래도 꿈이라는 것이 문자 그대로 이룰 수 없는 신기루라 하더라도,
목사는 포기하지만, 예수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예수를 정말 원하고,
더 알고 싶고, 더 함께하고 싶은,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로 더 예수님을 가지고 싶습니다.
I don't want anything but You
You're more than every dream come true
All of the things I thought I wanted don't
come close to knowing You
…
Give me Jesus Give me Jesus
You can have all this world You can have all
thi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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