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분석
꿈 내용:
차들이 다니는 큰 도로 위로 고가 형식의 새로운 도로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만들어 가는 중에, 갑자기 양 옆에서 양복 입은 용역 무리가 몰려와서 공사를 막으려고 그 길 앞에 진을 쳤고,
나를 비롯한 길을 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그 용역 무리와 대치하게
되었다.
나는 이 공사는 합법적으로 절차도 다 밟고 허가도 받은 것인데,
누가 왜 이 공사를 막는 거냐며 항의했고, 그러자 갑자기 어떤 자주색
정장 입은 여자가 나와서 자기가 막았다고 하며,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이유들을 두서없이 계속 이어갔다.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가 말하는 내용들이 다 말도 안 되고 앞뒤가 맞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와중에 이런 식으로 공사 막을 집단은 신천지 밖에 없다는 생각이 번뜻 들었다.
그 사람에게 당신 신천지냐 하고 물으며 계속 몰아세웠고,
그 과정에서 내가 이건 꼭 정체를 밝혀내야 한다는 생각에 막 지금 공사가 얼마나 '만희' 늦어지고 있는 줄 아느냐, 당신'만희'(이)걸 해결할 수 있는 줄 아냐?
이렇게 계속 '만희' 드립을 쳤다.
그러니까 그가 갑자기 발작을 하면서 주문 외우듯 방언 기도를 매섭게 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순간 오히려 너 잘 만났다 하면서, 방언은 내가 너보다 잘 하고 세다 경고하고,
나도 그때부터 방언 기도로 융단 폭격을 하며 그를 한쪽으로 몰아붙였다. 내가 그
사람을 구석으로 다 몰아붙여서 이겼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잠에서 깼고, 나는 실제로 방언 기도로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꿈 분석:
새로운 길을 내고 있었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여전히 제한적이고 조심스럽지만) 공개적으로 글을 쓰고 게시하기 시작한 것-를 하게 된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길은 기존의 관습과 질서보다 높고 위에 있다.
(고가) 그리고 공사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등장한 것, 그들이 정장 차림이었다는 것은 현실에서 언젠가 마주하게 될 방해와 난관에 대해 걱정하고 있던 것이 표현된 것이다. 그렇게 공사가 막히는 순간, 공사를 하던 사람들을 비롯해 내 편인 것 같은 사람들의 수도 많아져서
상대방과 대치를 할 수 있게 된 모습은 그런 순간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었을 때, 함께하게 될 사람들,
지지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게 되길 바라는 무의식 속의 소망을 나타낸다.
그들의 대표 격인 사람이 여성이며 자주색(보라색)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은, 이 또한 하나의 상징이긴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자기 분석이 어렵고, 분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 글 마지막(정리) 부분에서 결국 이것도 분석함. 글을 쓰면서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사람이 신천지라는
개신교 교리를 기초로 해서 파생된 사이비 집단의 일원이며, 내가 그것을 밝혀내려고 시도하는 장면은,
지금 한국의 교회 공동체가 거대하고, 그런 집단이 내가 하려는 새로운 길을 내는
공사-퀴어 사람들의 길-를 막으려고 하자, 그 집단이 기독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저 거대한 이익 집단에 불과하며 진리에 부합한 권력도 아님을 밝혀내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을 꿈으로 반영된 것이라 생각된다.
꿈에서 나는 공사를 막으려는 사람을 마구 조롱했고,
그것을 통해 그 사람의 실체를 밝혀내려고 했다. 결국 그 사람은 자기 실체를 드러냈고,
그 실체가 밝혀지자 더욱 분노하며 화를 표출했다.
방언기도를 하며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 것은,
그 사람으로 표현되는 한국의 개신교 종교 집단이 종교의 힘을 최대한 과시함으로써 퀴어 사람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막으려고
했던 것을 꿈이 그대로 반영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종교가 그렇게 자신의 민낯을 드러냈을 때,
나는 같은 방법을 사용해서 그를 몰아 세우고 결국 이겼다. 이는 내가 내 안에,
내가 믿고 있는 것- 한국 교회는 종교의 이름으로, 그들의 교리를 명분으로 퀴어 사람들을 죄인이라 규정하며, 그들의 권리를 없애고,
존재를 지우려고 하지만, 실제 하나님은 퀴어 사람들의 편에 서 계시며,
그들도 똑같이 사랑하시고 차별하지 않으신다-이 맞고, 그래서 이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소망이 꿈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정리: 이 꿈은 정신분석에서 활용하는 숨겨진 상징이 많이 등장하는 꿈은 아니다. 꿈 자체의 내용과
내 상황을 대입해 보면 비교적 분석하기 쉽고 간단한 내용이었다. 나는 최근에 글을 게시하기 시작했고,
그와 관련한 걱정(내가 누구인지 노출되는 것)과 소망(퀴어 사람들을 위한 목회, 사역,
운동을 해보고 싶다)이 있었다. 꿈은 그것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었고, 꿈에서 깼을 때 나는 이 꿈은 정확하게 내 무의식과 그 무의식 속에 담긴 나의
소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꿈에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상징이자 도구로 방언 기도가 사용된
것 또한,
이 꿈을 꾸기 직전, 내가 한국에서 학부와 대학원 시기에 활동했던 선교단체에 대한
글을 쓰고, 거기서 함께했던 몇 몇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 그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 선교단체에서 많이 했던 것이 찬양 예배와 방언 기도 같은 것들이었다. 꿈에서 깨는 순간 내가 잠꼬대로 방언 기도를 실제로 하고 있었고, 그걸 인식했을 때,
나는 내가 그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꿈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나는,
내가 정말 바라는 것은 어떤 이름을 날리는 인권운동가나 진보적인 목회자의 선봉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그 시절, 그 때를 내 정체성과 상관없이 지금도 함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비단 선교단체 시절만이 아닌 그저 교회 안에서도, 교회 안에서 일하는 것도, 퀴어와 헤테로 사이의 구분 없이, 함께 예배하고, 똑같이, 평범하게 일상과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이 꿈에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보라색과 여성으로 표현되었던 반대쪽 대표의 모습은 어쩌면 나의
그런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라색은 퀴어의 상징이고,
여성으로 대표되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것, 둘 모두 내 신념의 상징이지만,
나는 이것을 두드러지게, 앞장서서 주장하고, 그로 인해 내가 주목받는 인물이 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과 두려움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하필이면 내 반대편의 사람의 외형이 내가 가진 가장 대표적인 신념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표현된 것은 내 무의식의 저항과 두려움이 이렇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일을 계속 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
내 신념으로 인해, 거대한 반대와 난관을 만나게 될 것이며, 주목받고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공포를 내 꿈은 나에게 그런 방식으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후기: 지금까지 제 개인적인 일상과 생각을 담은 글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 글 바로 직전에 올린
글과 이 글은 글을 작성하면서 제가 제 자신의 내면을 정리해 가는 일종의 자기분석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병리적으로 보일 수 있고, 이 사람 이상하고 위험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글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원래 모든 분석과 상담 공간은 이렇게 심리적으로 이상하고
위험한 내용들이 표출되는 공간이며 시간입니다. 저는 그 작업을 지금 제 글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분석의 대상도, 분석을 하고 있는 사람도
저 자신이지만, 이 글을 공개하는 것을 통해 저를 표현하고, 해체하고,
다시 쌓으며, 탈출을, 새로운 것을 쌓아 나갈
힘을 축적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글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참고,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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