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것

 한 주 내내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 몇 번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내용의 글들을 블로그에 게시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글을 꾸준하게 올리는 흐름을 끊지 않으려고 정말 무엇이라도 써서 올려야 하겠다는 생각에 올린 글들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직전에 올린 글은 제가 꿨던 꿈을 분석한 내용이었습니다.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저는 제 글과 또 앞으로의 활동이 많은 퀴어 사람들에게 좋은, 효과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좋은 효과적인, 영향력 있는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제가 드러나고, 신분이 노출되고, 그로 인해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주하게 될 난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더 큰 두려움은 이런 모든 정말 하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덕이고 있는 노력들이, 결국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고, 아무런 영향력도 없게 될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처음 글을 시작한 시점부터 가장 단순한 목표가 그저 여기 어디에 한국인 중에, ‘퀴어이면서 목사인 어떤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놓기 위한 것이었고, 여기 글들과 제가 알려지거나 그로 인해 어떤 일들이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었음을 생각하면서 그래도 계속 글을 쓰고, 게시하고, 흔적을 남겨놓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번 한주간은 역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에서 한 사건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특정한 한 사람인 것 같지만, 그 하나의 사건과 생각들이 역사라는 큰 물줄기가 되어 결국 역사로 남게 하는 것, 역사를 완성시키는 것은 민중입니다. 히틀러가 끔찍하고 참혹한 전쟁과 학살의 주범이었지만, 히틀러가 그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 국민들의 지지와 동조, 침묵이었습니다.

이번 주는 바로 그런 예를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미친 짓을 벌였지만,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그 미친 짓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 하나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아직 위험이 살아있지만, 결국은 시민들이, 민중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시민들과 그들의 대표가 벌이고 있는 싸움은 아주 명료하고, 정확하게 옳기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환혼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가서 내가 할 싸움은 아주 명료하고 정확하게 옳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거니까. 그 어떤 누가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 붙여 정당화하고 또 수많은 이유와 핑계를 만들어 아니라 우겨도 내가 할 이 싸움은 반드시 옳은 싸움이야. 그래서 내가 겨눈 칼끝엔 확신이 있고 내가 갈 방향도 아주 정확해.”

현재 한국에서 시민들이 벌이고 있는 싸움이, 민중이 주목하고 있는 이 싸움이, 그리고 그들의 대표로 선출된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정확하게 이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초조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어리석고 절대적으로 악한 이 한 사람의 미친 짓이 어서 중단되고 합당한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과, 드라마 환혼 속의 저 대사는 우리 퀴어 사람들이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싸움과 그 싸움에 함께하며, 또 퀴어 그리스도인들, 퀴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저의 마음과 일치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퀴어 사람들이 그들의 권리를 위해 외치고 싸우고 있는 모든 것은 절대적으로 옳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퀴어 그리스도인들 또한 한국 교회 대부분의 사람들에 맞서 하나님의 의가 우리에게 있고, 하나님이 우리의 편이 되시며,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서 거리낄 것이 없음을 주장하는 그 모든 것은 또한 아주 명료하고 정확하게 옳은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라도, 제가 못하면 누구라도, 우리는 이 발걸음들을 멈추지 말고 이어가야 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결국 다시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고, 한국의 퀴어 사람들과 한국인 퀴어 그리스도인들 또한 결국 하나님이 우리의 편이시기에 지워지지 않고, 새로운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제가 이 퀴어들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하고 싶은 것도, 퀴어 그리스도인들과 함께하고 싶은 이유도 바로 이 모든 것이 하나님 앞에서도 명료하고 정확하게 옳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만 이 한 구석에 흔적이라도 남겨 놓는 것, 이 목소리가 있었다는 것, 아무런 영향력이 없어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곧 멈추게 되더라도. 시간이 많지 않아도.   

결국 이렇게 지난 한주간동안 제가 역사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느낀 것들을 글로 풀어냈습니다



의견/문의사항 DM

Bluesky: https://bsky.app/profile/ryaninnj.bsky.social

Twitter: https://twitter.com/newshin1983

 *논쟁이나 욕설이 목적이 아닌 문의나 (반가운) 안부 인사를 담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루스카이 DM은 언제나, 누구나 환영합니다. 




돈이 많이, 아주 많이 필요합니다. 

Venmo: @RyanJShin

하나은행 18391029397907 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한나의 기도, 우리들의 노래 Hannah’s Prayer, Song of Us 사무엘상 2:1~10 (11172024 주일예배설교)

퀴어한 성경 해석: 퀴어 복음, 퀴어 하나님 -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