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입니다. 마인드맵인가? 아, 타자연습이구나!
*경고: 제목 그대로의 글이라, 이번 글은 굳이 모든 분들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경고했습니다.
우울 베이스에, 정병이라는 조미료와 거기서 발생하는 뻘한 웃음 약간이 존재하는 글.
한 열 번 글을 게시하고 나니 다시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겠나’ 하는 생각부터 시작했던 글쓰기가 이제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잘 써야 할텐데’로 넘어와서 그런 생각에 더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은 걱정까지, 다시 생각의 창고에 갇혀서 오늘만 해도 하루 종일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결국 그 글을 모두 지워버렸습니다.
학부 시절에도 전공 레슨을 들어갈 때마다 교수님에게 저는 굉장히
머리 아픈 학생이었습니다. 작곡 전공은 학 학기에 과제곡 하나씩을 완성해야 하고,
그 곡을 만드는 작업을 교수님에게 레슨을 받으며 함께하는 것인데, 문제는 제가 곡을
더럽게도 안 써서 들어가는 학생이었다는 것입니다. 잘 써서 가든 못 써서 가든 보여줄 것이 있어야 교수님도
보고 이런 저런 코멘트를 해 줄 수 있을텐데. 저는 교수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그런
학생이었어요. 학기 마지막 레슨까지 완성된 곡을 들고 들어가서 레슨을 받아 본 기억이…거의 없습니다. 아예 없었던가?
언어를 학습하고 익히는데도 당연히 틀리고 실수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자꾸 입 밖으로 내고, 말하며 배워야 하는데 저는
그게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자신 있게 유학을 와서도, 발제가 필수인
대학원 수업이 저에게는 그래서 큰 공포였고, 성격 자체도 내향적인 사람이라 미국에서 이미 오랜 시간을 살았는데도,
영어는 오히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보다 더 못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중간에
팬데믹이 있었고, 석사 마치고 박사 지원하던 것이 이런 저런 이유로 막히고, 합격한 곳도 조금 이상한(?) 이유로 가지 못하게 된 일도 있었고, 그래서 그야말로 말 그대로 지난 몇 년 간은 말문이 막혀버린 채로 지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린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팟캐스트나 유튜브로 한국인 퀴어 기독교인들, 한국인 퀴어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교나
기독교에 대한 퀴어 관점의 해석과 생각을 담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벌써 몇 년째, 생각만 하고
실제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못했다…고 적었다가
안 했다가 더 맞는 거 같아서, 만들지 ‘않았다’고 적습니다.)
이것도 전에 올린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론 이 모든 것은 제 ‘게으름’에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조금 부지런하고, 의지도 강하면,
뭐든 못하더라도 꾸준히 하긴 했을텐데, 못하는 놈이 꾸준함도 없어서 이렇게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성격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인데, 거기에 더해 더 기본적인
전제는 ‘오는 사람만 받는다.’인 사람이라, 누구에게도 딱히 먼저 연락도 잘 안 하고, ‘내가 좋거나 필요하면 네가 먼저 연락하겠지~’
그런 마음으로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지라 인간 관계가 좁고 한정적인 편입니다.
이런 사람은 일면 병리적이고,
결국 고립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이 바쁜 세상에 너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굳이 내가 먼저 너에게 연락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라 저처럼 자기를 잘
내어 보이지도 않고, 딱히 재미도 없는 사람을 누구라도 먼저 찾을 이유가 없기도 하고, 조금 같이 놀아봐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인지라 많은 사람이 찾고 어울리려 하기엔 적합한 사람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저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런 레어 아이템을 좋아하는 마음 착한 이들이 저와 같이 놀다가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 이유야 당연히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일면 무해해 보이는 저를 조금만 상대하다 보면, 이 새끼 고집이 보통이 아니군~
싶을 정도로 다른 사람 말을 잘 안 듣는데, 그게 남들 보기엔 쟤 사람 좋고 멀쩡해
보이는데 너 혼자 왜 답답해서 발작해? 와 같은 상황이 몇 번 반복되고, 그러다 보면. 너는 정말 답이 없다 하면서 손절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계속 몰라도 상관없을 정도로 딱히
재미있거나 탁월하지 않으며, 친구 혹은 그 이상으로 알고 가깝던 사람과 관계가 어려워지는
경우는 제가 보통 관계를 네가 먼저 시작했으니 내가 어떻든 알아서 견뎌~와 같은 방식으로 이어가기 때문에,
너 뭐 돼? 안 견뎌~ 하면서 끝나는 식이었습니다.
가까이 두고 보는 것보다 서로 멀리 있다 가끔 보면 그래도 물진
않는,
그런 정도의 사람입니다.
그래도 저를 좋아하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네가 나를 잊지 않았으니, 나도 너를 잊지 않겠다,
보은의 고장, 치악산의 정기를 받아 살아온 사람 답게 머리를 깨서 은혜를 갚았던
까치처럼 그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 지금 이 글도 보고 있을 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든지,
제 마음은 그렇습니다.
연애를 할 때도,
친구를 만들 때도, 정말로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하는 사람이라, MBTI
설명 중에 I 성향의 사람이 자기가 관심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표하는 방법은,
정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지만 자기는 열심히 옷을 꾸며 입고 잘 챙겨 있는 것이라는 풀이가 있는 것처럼,
제가 상대방에게 그런 식으로 ‘나를 좀 알아줘~’ 하다가 놓쳐 버린 사람도 그동안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뭐 목사니까, 그것도 그냥 아~ 얘랑은 주님 뜻이 아닌가보다; 하고
지나가는 것이지요.
뭣 모르고 다가왔다가 제가 쏟아붓는 넘치는 사랑과 관심에 앗~뜨거 하고 가버리게 된 사람들도 좀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그 모든 것은 내 탓이고,
너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원래 경험이 적은 사람은,
그걸 감추고 포장하려다 더 큰 사고를 치고, 그러다 상대방에게도 상처를 주고,
자신도 내상을 입고, 그 결과로 역시 난~ 하며 다시 땅굴을 파는 답 없는 루틴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법입니다. 그러면서 더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적어지고, 그러다가 또 실수를 하고, 그리고 땅굴을 파고..그 시간에 할 말을 하며, 풀 것을 풀고, 실수를 교훈으로
만드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텐데, 사람이 그러질 못하네요.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리며 다 읽은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저를 닮아 재미없고 답이 없는 이 글을 어떤 이유로든
이렇게 끝까지 다 읽어 주시다니,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글은 이런 저라도 아~
이 새끼 나라도 챙겨야지 아님 누가 챙기나 하면서 지금까지 함께해 온, 아직까지
남아 있는 제 친구들을 생각하며 썼고,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고, 그냥
또 잘 써질 때까지 기다리면, 그 잘 써질 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고, 그러다 역시 난 안 되 하며 다 내려 놓을 것이니~ 그러기 전에 뭐라도 써야 한다 싶어서 정말
타자 연습하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것입니다.
혹시, 글을 읽고 얘 불쌍한데 내가 챙겨볼까 싶은 마음으로 관심이 생긴 분이 있다면, 넌 그런 마음으로는
날 상대할 수 없다고 미리 말씀드리며, 다른 한편으로, 얘 나랑 닮았는데,
얘라면 날 알아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저에게 뭐라도 관심을 표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그거 아니니까 당신은 그냥 얼른 좋은 상담가를 찾아 그분의 카우치에 빨리 앉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공부한게 그거라, 배운 사람이 드리는 말씀이니 흘려서 듣지 마시길.
글을 읽으며,
아~ 얘 이런 사람이었지? 그래도 나쁜 놈은
아니었으니 연락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먹게 된 분이나, 이런 건 모르고 있었는데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그 때 당신을 더 알아가보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네요 하시는 분, 너는 내 사람이다 굳은 결심을 하게
되신 분, 너 내 동료가 되라 하고 저에게 꽂히신 분, 그런 분들은
당장 DM을 보내십시오. 안 잡아먹는다.
글은 자기 분석을 하기에 좋은 도구인 것 같습니다.
이 역시 배운 사람의 말입니다.
(쓴 김에 몇 개 더 써봐야겠다.)
다음 글은 제가 며칠 전에 꾼 꿈울 분석해 보겠습니다.
퀴어 관점에서 해석하는 퀴어 성경 읽기-
퀴어 복음, 퀴어 하나님 그 글도, 씁니다.
곧.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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