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퀴어한 예수의 퀴어한 탄생을 퀴어하게 기다리는 시간 - 성탄 인사
한국은 이미 크리스마스 이브에서 성탄절로 넘어가고 있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글을 계속 쓰는 흐름을 멈추지 않으려고,
한참을, 몇 장 분량의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했는데, 부담 때문인지, 졸려서 그런 것인지 결국 무엇 하나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다 엎어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쓰고 자버리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간단하게 인사 겸 몇 글자를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퀴어’이면서 ‘목사’인 사람이고 싶습니다. 목사를 계속하기 위해 퀴어
정체성을 감추며 살고 싶지 않고, 퀴어라는 정체성 때문에 목사라는 직업을 자의로든 타의로든 포기하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어쩌면, 내년에는 그 둘 중 하나,
혹은 두 가지 선택을 모두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 퀴어이면서 목사일
때, 기독교와 퀴어에 대한 글을 무엇이라도 남겨 놓자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건 정말 일종의 자기 분석 작업처럼, 글을 쓰고 나서 검수도 잘 안 하고, 어떤 날은 뭘 쓰겠다 내용도 정하지 않은 채 일단 쓰자!
하면서 분량을 채워 계속 올렸기 때문에, 글도 산만하고, 부실하고, 어떤 글들은 감정적이며, 우울 전시로 가득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올릴 때마다 읽어 주시고, 관심도 가져 주시고, 또 후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 놀라기도, 고마웠습니다.
글은 일단,
제가 퀴어이면서 목사인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앞으로도 어쨌든 계속 쓰고 게시할
생각입니다. 히브리 성서(구약성경) 의 제일 마지막 책은 ‘말라기’인데, 말라기의 제일 마지막 구절은 이렇습니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고,
자녀의 마음을 아버지에게로 돌이킬 것이다. 돌이키지 아니하면, 내가 가서 이 땅에 저주를 내리겠다.’
제 글이 단순히 퀴어,
목사인 저의 흔적을 남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구절처럼 퀴어 사람들과 하나님
사이를 잇고, 연결하고, 화해하게 하는 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삶이나 사역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그건 뭐…주께 달렸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신가’라는 찬송가를 참 좋아합니다.퀴어인 우리들에게도, 우는 자의 위로, 없는 자의 풍성, 천한 자의 높음, 잡힌 자의 놓임과 우리의 기쁨이신 예수님, 그 분의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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