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퀴어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실까요?
하나님은 퀴어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실까요?
네! 너무나 당연하고, 당연하고, 당연하고, 당연하게도 하나님은 퀴어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시며, 응답하시며, 퀴어 사람들과 함께하십니다. 퀴어가 아닌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과 똑같이,
같은 사랑으로 함께하십니다.
작년에 미국과 한국 교회 안에서 엄청나게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켄터키에 있는 애즈버리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예배하는 중에, 예배 시간이 다 끝났음에도
그 예배를 멈추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며칠동안 찬양과 기도와 회개가 이어졌던 일이 있었고,
미국과 한국에서는 이것을 ‘애즈버리 대부흥’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대대적으로 큰 화제가 되어 많은 기독교인들이 흥분하고 관심을 보였던 일이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21세기에, 각자 자신의 삶이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학생들이 단순히 항상 정기적이고, 형식적으로 드리던 예배를 끝마치지 못하고 그 예배가
며칠씩 이어지며,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모이고,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고, 찬양과 기도를 이어갔다는 것은, 이상하고, 그래서 흥미롭고 대단해 보일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일은 지역 언론사와 전국 뉴스에서도 보도가 되고 기사화 될
만큼 큰 화제가 되었고, 또 너무나도 당연하게 미국과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이것은
성령 임재의 현장이며, 대부흥 사건이 재현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은 아주 우스운 이유로 많은 기독교인들, 특히 한국인 기독교인들에게 큰 혼란을 안겼습니다.
왜냐하면, 이 예배를 주관하고 인도했던 예배의 찬양인도자와 찬양팀 구성원들이
LGBTQueer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인도한 찬양인도자는
Elijah Drake는 애즈베리 신학교의 학생으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오픈리 게이였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안 그래도 현대적인 음악을 사용하는 예배나
성령의 은사, 열광적인 찬양이나 예배에 거부감을 느끼는 한국의 일부 근본주의, 보수 개신교 그룹들은 이런 것은 부흥이라고 인정할 수 없으며, 사탄의 속임수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고, 이 사건을 ‘부흥’이라
정의하며 환호하던 사람들도, 찬양 인도자와 찬양팀 일부 구성원들이 게이, 퀴어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것에 대해 -거기 퀴어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퀴어 사람들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애써 지우고 부정하려고 하면서-자신들만의 설명과
변명을 덧붙이며, 이 부흥에서 퀴어 사람들의 흔적은 지우고, 그 결과와
현상만을 인정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일을 그동안 역사 속에 존재했던 수많은 대부흥,
대각성 운동과 연결해서, 또 하나의 ‘부흥’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지, 그것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같이 나누고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사건의 중심에, 퀴어 사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위 복음주의적,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미국과 한국 교회의 관점에서도 이 사건은 ‘부흥’이라 부르며 열광할만큼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의 중심에는 이 한 사람의
퀴어 신학생, 퀴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퀴어 사람들에게는 구원이 없다’고 믿고 싶어하는, 하나님은 퀴어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으시며, 그들은 그들의 존재 그대로 자신들의 교회에서 함께 예배할 수 없다고 말하는 한국인 기독교인들에게 이 부흥을 촉발시킨 사람이,
이 부흥 ‘현상’이 나타날 수 있도록 예배를
주관하고 인도한 사람이 ‘게이’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들은 정말로 크게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야말로 정말 그들의 관점과,
용어, 표현대로, 하나님께서 크게 역사하신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나님이 그런,
어리석고 편협한, 자기 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의 관점에서는) 길가에서 발로 차이는 돌멩이와 같은 이 한 사람을 들어 쓰시고,
사용하셔서, 진리의 외침이 전달되도록 하신 것이 아닐까요?
저도 그 부흥 현상과 그 예배 현장에 대한 여러 영상들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제가 학부와 대학원 시절을 보내며 몸 담았던 선교단체는
미국에서 오순절 계열의 교단 목사에 의해 시작된 단체였고, 한국에서 시작된 배경 또한 당시 미국 사회에서
성령 운동의 한 형태였던, Jesus Movement를 통해 개인적인 체험을 하게 된 미국인 선교사에 의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이 단체는 태생부터 성령이라는 주제에 적극적이고, 은사를 인정하며, 활발하게 찬양과 방언기도, 예언,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 등의 주제를 훈련하고 적용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과 대부흥, 대각성 운동의 역사에 대해 그 누구보다 많이 듣고, 보고, 알고 있었으며, 그런 가운데, 지난 해 애즈베리 지역에서 발생한 이 일들, 특별히 그 중심에 퀴어 사람, 퀴어 신학생이 있었다는 것은 저에게 굉장히 흥미롭고, 오히려 대단하고 평가받을만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그들의-보수적이고, 자신들이 ‘복음’주의적이라고 말하며, 자신들만이 성경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한국
교회, 한국인 기독교인들-언어 그대로 표현하자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깨닫게 하시려고,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해, 그들에게 크게 한 방 먹이신 사건’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퀴어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실까요?
네! 너무나 당연하고, 당연하고, 당연하고, 당연하게도 하나님은 퀴어 사람들의 기도를 들으시며, 응답하시며, 퀴어 사람들과 함께하십니다. 퀴어가 아닌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과 똑같이,
같은 사랑으로 함께하십니다.
지난 수십년간 퀴어가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 내지 못했던,
주도하지 못했던 ‘부흥’ 사건을 퀴어 사람을
통해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마귀의 미혹도 아니고, 그 퀴어 사람과는
전혀 상관없이 발생한, 그런 일도 아니었습니다.
이 글은 원래,
글을 시작하며 던진 질문처럼, ‘기도’에 관하여
쓰려고 했던 것입니다. 퀴어 사람과 기도에 대한 글을 쓰면서 예시로 삼기에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작년에 있었던 ‘애즈베리 대부흥’이라 부르는 사건이 떠올랐고, 그래서 그 사건에 대한 소개와 의미를 정리하며 글을 쓰다 보니
오히려 글 전체가 그 부흥 사건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어쨌든 제가 전하려는 의미는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다가 보니 저도 이 시점에 이보다 더 훌륭한 예시는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저 질문은 사실 저 스스로도 저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은 왜 내 기도는 듣고 계시지 않는 것 같지?’, ‘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도무지 알아채지 못하겠지?’와 같은 질문을 지금도 종종 하고 있고, 그래서 그에 대한 응답과 정리를 이 글을 통해 해보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역시 다시 확신하게 되는 것은,
지금 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끼지 못하고,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듣고 계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내가 ‘퀴어’, ‘게이’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번 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저는 여전히 방언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그 어느 사람들의 말처럼,
퀴어 사람들은 하나님이 인정하지 않으시고, 그래서 성령도 저를 떠나셨다면,
제가 어떻게 여전히 방언으로 기도를 할 수 있을까요? 그 사람들은 그 방언은 ‘마귀 방언’이다! 그렇게 이야기할까요?
(물론 은사에 대한 부분은, 여러 신앙 전통과 경험에 따라, 여러 견해가 있고, 저도 그 모든 분들을 존중하며 이해합니다.)
어쨌거나,
이번 글에서는 지난 해 애즈버리에서 일어난 사건을 정리하면서, 문득,
저도 그런 경험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제가 있던 선교단체는,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곳이었는데, 그 예배를, 퀴어 사람들과, 아니 퀴어이든,
퀴어가 아니든 상관없이 그저 모두 함께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듭니다. 찬양하고 싶고, 뛰고 싶고, 기도하고 싶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싶습니다. 간절히.
이 글을 쓰려고 애즈버리 부흥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현장의 찬양
인도자였던,
어떤 사람들에게는 문제적 인물인, 퀴어 신학생 Elijah
Drake의 트위터 계정과 유튜브 채널을 발견했습니다. 링크를 공유해 두겠습니다.
그 사건에 관해서 Dake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밝힌 의견과, 그의 유튜브에 그가 자신에 대한 간증을 하는 영상에 있는 자기 소개 중 한 문장을 인용,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애즈버리 부흥에 대한 Elijah Drake의 트위터(X) 글 타래 중에서
"...A gay person asked me how to not hate the church today and wasn’t sure how to answer, but I could point to this moment and say that through all the cracks God’s light will shine through. Amen."
게이 한 사람이 오늘날의 교회를 미워하지 않는 방법을 물었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나는 (이제) 이 순간을 가리키며 모든 틈을 통해서 하나님의 빛이 비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멘.
Elijah Drake의 YouTube, 간증 영상의 자기 소개 중에서
"I’m a Christian and love God deeply. I’m also gay. I’m no different. I’m still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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