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퀴어', '목사' 라이언의 감사
*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당연히 비문이 존재하고, 글의 구성과 흐름도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지금부터 쓸 내용을 쓰려고,
앞의 글에서 제가 대학생 때 활동했던 선교단체 이야기를 길게 했습니다. 쓰다 보니
‘이건 이렇게 연결해야 하겠다’가 반복되어 앞의 글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쓰게 될 글도 그런 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두 개의
글을 씁니다. 하루 지나 쓰게 되면 쓰려고 했던 내용을 잊을 것 같아서, 늦게 자고, 이 글을 씁니다.
미국은 오늘,
Thanksgiving Day, 추수 감사절입니다. 내일이 Black
Friday인데 저는 딱히 살 것이 없습니다. 사실 뭘 살 돈이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목사이며, 오늘은 ‘감사’가 주제인 날이니, 감사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앞의 글에서 말했던 선교단체 활동을 하던 시기에,
외국에서 선교 훈련을 받을 때, 강사로 왔던 분이 어느 유명한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소개했던 문장이 있습니다.
“감사는 하늘(하나님)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그게 벌써 몇 년 전,
이제는 어릴 적이 되어 버린 시절에 들었던 내용이지만,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저 문장이 마음에 참 많이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강사는 저 문장을 이용하면서,
어떤 큰 일을 경험했을 때, 큰 감사만 하려고 하지 말고,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감사를 해보라고 가르치면서, 감사 노트라는 것을 써보라는 말을 했습니다.
정말 아주 작은 것, ‘오늘 무슨 음식이 먹고 싶었는데, 학교 식당 갔더니 그 음식이 있더라’, ‘버스를 놓칠 뻔했는데 그 버스가 가다가 멈춰서 탈
수 있게 되었다.’와 같은 것을 그냥 보내지 말고 적어서 기록으로 남겨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가끔 정말 그렇게 감사를 기록해 볼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행동을 한다고,
갑자기 없던 희망을 가지게 되고, 엄청난 은혜를 경험하고, 멀어졌던 하나님과 거리감이 다시 좁혀져서 친밀함을 느끼게 되거나 그런 극적인 체험을 하진 못합니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것부터 ‘오늘 감사할만한 일이 뭐가 있었지?’ 생각하다 보면 정말 아주 약간, 아~ 아직 살만 하군!
하고 조금의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
6개월동안 해외에서 살아 보기도 하고, 방학동안 몇 번, 해외 전도 여행도 다니고, 지금은 미국에서 유학하고 체류하고 있지만, 저나 저의 가족은 부자가 아닙니다. 물려받을 것도 재산보다 빚이 더 많고, 부모님은 농담 식으로 본인들 죽으면 바로 상속포기부터 신청하라는 말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장교로 연장복무를 하며 모았던 돈으로 덜컥 유학을 왔고,
처음 몇 년 간은 살만 했지만, 지금은 계속 다음 달 카드 값을 걱정하고 여러 은행에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쌓여 있는, 그러면서 수입은 적고, 없다시피 한
상황 한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 오늘의 제가,
미국 생활에서 꿈꾸던 것들이 모두 실패했고, 무기력한 하루가 이어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내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을 이어가는 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감사’를 해야 한다면, 무엇을 감사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지금 몇 차례 썼다 지웠다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렇게 이어가려고 합니다.
결국, 가장 큰 감사는 제가 ‘퀴어’로, 동시에 ‘목사’로, 제가 저인 그대로 하나님 앞에 아무렇지 않게 존재하며 변함없이 그분과 관계할 수 있었고, 아무런
비난이나 제약 없이 살며, 일하고,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예정대로 이번 겨울,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저의 시간과, 저의
감사는 ‘이만하면 되었다’로 끝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내가 나,
답고 솔직할 수 있는 (홍이삭 ‘하나님의 세계’) 하나님의 세계를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 감사가 제 감사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 다른 퀴어 사람들과 다른 퀴어
그리스도인들도 함께할 수 있는 감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바라봅니다.
그럼 이 감사가 한국의 하늘, 한국인들의 하늘, 한국 교회의 하늘에도 구멍을
내고, 진짜 하나님의 빛을, 마음을 비추고, 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한국인 퀴어 사람들을 위한 하늘이 열리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더 이렇게 있게 될지, 여기 머물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주어진
시간만큼, 계속 이 감사를 기초로, 제가 알리고,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을 부지런히 쓰고, 글을 짓고, 전해 보겠습니다.
감사로 하늘이 열리게 될 때, 기왕이면, 제 하늘도 같이 열리게 되면 좋겠다
기도를 더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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